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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받으세요

이형영 | 2008.02.15 17:35 | 조회 4933

“복 받으세요”

 

이형영 학장

 

올해 가장 유행한 설날 덕담은 "복 받으세요." “건강 하세요.” 라는 말이다.

몇 해 전에는 “부자 되세요." 하는 덕담이 유행했었다. ‘복 받으세요’.의 말 안에는 부자 되는 복도 포함 되어 있다. 올해의 덕담이 더 큰 바램이다.

우리나라의 설은 고려시대에는 정월 대보름, 한식, 단오, 추석, 중구, 동지 등과 함께 9대 명절이었고, 이조에서는 한식,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지켜졌다는 기록을 보면, 설은 고려시대와 이조시대로부터 우리민족의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온 듯하다.

설의 어원을 보면, 설이란 새해의 첫머리란 뜻이고, 설날은 그 중에서도 첫날이란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설"의 의미는 새해 새날이 시작된다는 의미와 완전히 새로운 시간 질서에 통합되지 않았기 때문에 "몸가짐에 그릇됨이 없도록 조심하는 날" 이라는 뜻도 있다. 설은 묵은해에 정리 안 된 삶의 빛을 정리하고, 새로 설빔을 갈아입고, 희망의 말을 주고받으며 시작한다는 함축된 상징과 깊은 의미가 있는 날이다.

설날은 옛것을 정리하고 새 희망의 장을 여는 날이다. 또한 새 옷 뿐 아니라, 새 마음을 입는 날이며, 윗사람과 아랫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의 세배를 드리는 아름다움이 깃든 날이다.

우리는 현대화로 과학과 경제적 안정과 풍요는 얻었지만 그 대가도 크게 치르고 있다.

올해도 역시 설 연휴의 주된 보도를 보면, 우리 민족만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설 풍속과 정경보다는 극심한 교통정체와 사고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설 연휴에 발생한 숭례문의 방화는 우리를 심히 당황하고, 슬프게 하는 사건이었다. 이번 설에는 가족 간의 갈등과 불화로 생긴 사건이 보도되기도 했다.

우리들은 고생길 마다 않고 고향과 혈육을 찾아가는 행동과 그것의 아름다운 의미를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고향”은 심리적 안정과 즐거움을 주는 어머니와 가족의 상징이다. 그곳에는 그들의 달콤한 체취와 추억이 있는 곳이다.

현대 사회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쟁적이고 투쟁적인 삶 속에서 긴장된 생활로 지쳐 있다. 수많은 크고 적은 스트레스와 좌절을 맛본 현대인들은 상처받은 몸과 마음을 사랑, 이해 그리고 따뜻함을 주는 부모형제의 보살핌 가운데 치유와 위로를 받고 싶어 한다. 또한 고독과 무원감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덕담(德談) 이란 설날에 일가친척들과 친구들을 만났을 때 "과세 안녕하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는 아들 낳기를 빕니다." 등과 같이 그 사람의 신분, 또는 장유(長幼)의 차이에 따라 소원하는 일로 서로 축하하는 것을 말한다.

올 설에 인기 있는 덕담은 "복 받으세요." 이었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복”은 무엇인가? 전래해 오는 복에는 3복도 5복도 있다. 소위 3복은 연명장수(延命長壽), 부귀영화(富貴榮華), 평강안녕(平康安寧)을 말한다. 5복은 서경(書經)에 나오는 데, 오래 사는 壽, 넉넉한 제산 富, 몸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하는 강영(康寧), 덕을 좋아 하며 즐겨 행하는 유호덕(有好德),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고종명(考終命)을 말한다.

세상 사람이 바라고 덕담으로 건 내는 복은 오래살고, 부자가 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도덕적인 사람이 되고, 편안히 죽는 것이다.

  

 성경에서는 8복으로, 복 있는 사람은 심령이 가난 한자, 애통 하는 자, 온유 한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이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자, 화평케 하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 받는 자 라고 하였다. 이는 세상 사람의 소원과 반대의 가르침이다.

  

 멕시코 어떤 마을에는 온천과 냉천이 옆에서 가지런히 솟아나는 신기한 곳이 있다. 한쪽에는 끊는 물의 온천, 바로 옆에는 차가운 냉천이 솟아오른다. 그래서 많은 여인들이 그 곳에서 빨래를 한다. 빨래를 가지고 와서 온천물에 더러운 빨래를 삶은 뒤에, 그 바로 옆에 있는 냉천에서 깨끗하게 헹구는 식으로 아주 편리하게 빨래를 한다. 그 빨래하는 여인들에서 어느 관광객이 물었다. "그처럼 편리하게 더운물과 찬물을 동시에 주셔서 쉽게 빨래 할 수 있으니 하나님은 얼마나 좋으신 분이십니까?" 그런데 그곳 여인들은 "천만에요." 라며 뜻밖의 반응을 하는 것이었다. 더욱이 그들은 "하나님이 좋으신 분이라면 비누까지 내려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비누는 주시지 않았습니다." 라고 불평을 했다고 한다. 그 여인들은 더운물과 찬물은 가지고 있는 복을 받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만족하지 못하였고, 행복하지 못했다.

  

 현대의 인간들은 끝없이 요구하고 만족을 모르고 감사를 모르는 삶을 사는 것 같다.

현대는 과거에 비해 사람들이 더 잘 살고, 편리하게 사는 세상이라 부자들이 많다. 그 중에는 가진 돈을 주체 할 수 없어 하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어떤 이의 말처럼 현대인들은 과거의 어떤 왕과 왕비보다 더 잘 살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끝없이 더 좋은 집, 더 좋은 차, 더 좋은 옷, 더 맛있는 음식, 더 좋은 구경을 요구한다. 그들은 더 진한 쾌감을 얻기 위해 술, 마약, 도박과 성적 쾌락 등에 빠지기도 한다. 그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이고, 불행한 부자들이다. 또한 정신 질환자 되기도 한다.

  

 올해는 덕담처럼 우리 모두 복을 받읍시다. 불행한 복된 자보다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많은 것을 소유한 것을 감사하는 복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돈과 건강 그리고 시간으로 자신만을 즐겁게 하는 사람보다는 이웃들과 함께 하는 행복을 소유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신경정신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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