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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너무 산만하다.

이형영 | 2016.09.12 12:05 | 조회 5414


 

아이가 너무 산만하다

 

아이들이 너무 산만하면 소아 정신과의사는 먼저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ADHD)를 의심해 본다.

이는 짧은 주의집중의 폭, 과잉 행동 그리고 충동성을 핵심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유병율은 일반적으로 5% 정도이나 우리나라의 유병율은 확실 하지 않다. 남아에서 흔하게 발병하며, ADHD 환아의 부모에서 ADHD, 반사회적 인격 장애, 양극성 장애, 알코올 중독 등의 가족력이 높다. 발병 시기는 보통 3-6세이며 대게 7세 이전에 발병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많은 학자들은 뇌기능 장애와 관련되어 있다고 본다.

이런 아동은 유아기부터 자극에 지나치게 민감하며 소음, , 온도 등의 환경 변화에 과민반응을 보이고 잠들기가 어려우며 자주 운다. 걸음마기 이후에는 활동이 부산하고, 위험한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 유치원이나 학교에서는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도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며, 손발을 꼼지락거린다. 수업 중에 교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고, 주의가 산만하여 자주 지적을 받는다. 사소한 자극에 폭발하고, 정서가 불안정 하고, 충동성 때문에 참을성이 없거나, 실수가 잦아서 자주 사고를 낸다. 이 질환은 학습장애, 언어장애, 발달성 협응 장애가 동반 된 경우가 많으며, 이차적으로 정서장애와 행동장애가 흔하게 동반된다.

10살 김군은 너무 짓궂다. 아이가 4살 때부터 산만한 모습을 보였는데, 처음에 엄마는 남자 아이들이 다 그런지 알았다. 그런데 유치원에 들어가자 선생님들이 김군을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알려주었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에 공개 수업을 하는데, 수업시간에 갑자기 일어서서 무엇을 흉내 내는 소리를 해, 모든 참석자가 당황 하였다. 학교 친구들, 특히 여학생들을 너무 괴롭혀 다른 엄마들에게서 그 집 아들 왜 그러냐?”라는 전화까지 받았다. 5분도 제 자리에 앉아 있지 못 하고, 늘 산만하고, 부산스러운 아이이다.

김군 같은 아이가 학교에 한 반에 10% 정도 된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저학년 반에서 산만한 아이가 두드러진다. 보통 부모는 아이가 산만하면, 엄마가 잘 못 가르쳤기 때문이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이런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성향을 타고나며, 그 기질이 보통 4-5세부터 겉으로 나타난다고 본다.

아이는 단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규칙을 배워야 한데, 기질적으로 과잉행동과 충동성향을 타고난 아이는 이를 몹시 어려워한다. 그러므로 다른 아이들과 다른 기준으로 김군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규칙을 가르쳐야 한다. 다른 아이가 10분정도 앉아 있을 수 있다면, 김군은 3분 정도밖에 앉아있지 못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유치원 선생님과 학교 선생님에게 이런 아이의 특징을 설명하고, 조금 더 자주 살펴보거나 앞자리에 앉혀, 체크해 달라고 부탁 하는 것도 좋다. 엄마도 다른 아이보다 더 많이 신경을 쓰고 보살 펴야 한다. 그래서 엄마가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를 여유롭게 지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제 김군과 엄마는 긴장관계이다. 둘 다, 힘들어 한 상태 이다.

김군 엄마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적 받거나,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아이를 자꾸 다그치는 성향이 있었다. 엄마는 마음이 상하여 반복해서, 김 군을 지적하지만, 김군은 워낙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 야단맞고 돌아서면, 바로 무엇 때문에 엄마가 화를 냈는지 잊어버리고, 같은 행동을 되풀이 한다. 아이가 자신을 무시해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한 엄마는 아이에게 더욱 심하게 화를 내고 너는 틀렸어, 원래 그런 애야라며 아이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는 말까지 하였다.

엄마가 아이의 상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문제아로 낙인을 찍으며, 화를 내니 김 은 무엇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제대로 알 수도 없고, 혼났다는 서운한 마음만 남아 반발심으로 나중에 더 큰 잘 못을 할 수도 있다. 김군이 평소 사용하는 어휘도 무척 부정적이다. 내면이 부정적이니 다른 사람에게 쓰는 말도 격해진다.

김군의 행동을 고쳐주려면, 엄마가 자기중심으로 아이를 판단하는 것에서 벗어나 아이 처지에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을 공감능력이라 한다. 아이를 잘 키우려면, 공감 능력이 높아야 한다. 즉 아이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한다.

김군의 마음에 공감을 하려면, 엄마가 우선 감정조절을 잘 해야 한다. 내 마음을 비우고 아이 마음을 살펴보고, 그 입장을 이해하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또 아이를 대 할 때 중요한 원칙이 무엇인지도 결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고치기는 어렵겠지만, 하나씩 고쳐가는 사이에 공감능력도 높아지고, 아이도 점차 좋은 행동을 보이게 될 것이다. 화가 나도 체벌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해 지킨다면, 감정적 행동이 조금씩 조절 될 수 있다.

화를 터뜨리기 전에 그 상황을 중단 하는 것도, 아이와 부정적으로 부딪치는 상황을 줄이는 방법이다. 혼내고 야단치기 보다는 상황을 멈추고, 타임아웃을 실시하면, 아이도 상황을 돌아 볼 수 있고, 그 동안 엄마도 감정을 조절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김군은 엄마가 칭찬 해주고, 놀아 주면 좋겠다고 자기 소원을 말했다. 엄마와의 놀이는 모든 아이에게 만병통치약처럼 안정감과 자신감을 복 돋아준다.

부모의 공감 능력은 아이가 안쓰럽게 보인다. 아이가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아이 처지에서 생각을 한다. 아이 때문에 화 날 때, 잠시라도 아이 처지에 서보려 한다. 아이와 이야기 할 때, 아이를 잘 이해 해주려고 아이의 처지에서 들어 준다. 급할 때나, 화 날 때, 자제력을 상실 하지 않는다. 아이를 혼내기 전에 내가 그 입장이라면 어떻게 생각 할까를 생각한다. 아이가 어른이나 또래에 부당 한 대우를 받으면 화가 난다.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 형 영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신경정신과 전문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학교실 주임교수 및 과장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장

                                                                대한 신경정신의학회 대의원회 의장

                                                                전남대학교 평의원회 평의원 의장

                                                                광주광역시 정신보건심의위원회 위원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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